삼성금융의 '모니모' 대실패
-1,600억원을 태운 대기업의 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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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을 외면한 '통합'의 허상
2025년 12월, 삼성카드 사용자들이 집단적으로 분노하고 있다. 잘 쓰던 앱에서 갑자기 '모니모'라는 생소한 앱으로 강제 이주를 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카드 결제 하나 하려면 앱을 두 번 거쳐야 하고, 사진 하나 올리는데도 오류가 난무한다. 이것이 천문학적 비용을 들인 삼성금융의 '혁신'이란 말인가?
1,600억원의 행방불명
삼성금융이 모니모에 쏟아부은 돈은 최소 1,600억원. 삼성카드만 따로 계산하면 5,500억원이 넘는다. 이 어마어마한 돈이 어디로 갔을까?
결과는 참담하다. 월간 활성 이용자(MAU)는 겨우 290만명. 삼성금융 전체 고객 2,300만명 중 85%가 모니모 이주를 거부하고 있다. 같은 기간 신한카드가 1,929억원으로 앱을 운영한 것과 비교하면, 삼성의 비효율은 충격적이다.
더 기가 막힌 건, 이 돈의 상당 부분이 외주업체 배불리기에 쓰였다는 점이다. 한 삼성카드 내부 관계자는 "외주 컨설팅 업체들이 '삼성과 거래한다'는 이미지를 이용해 더 많은 비용을 챙기고 있다"며 "매출 규모에 따른 '백마진'이 공공연하게 존재한다"고 폭로했다.
앱테크로 전락한 '혁신'
모니모가 유일하게 인기 있는 이유는 딱 하나다. '젤리'라는 포인트를 모아 한 달에 만 원 정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3,300만 회원을 보유한 삼성금융의 야심작이 고작 '앱테크' 수단으로 전락한 것이다.
한 사용자는 "삼성카드, 삼성생명, 삼성증권을 모두 이용하지만 모니모에 들어가는 이유는 오직 젤리 받기 위해서"라며 "나머지 서비스는 각 회사 앱에서 이용한다. 모니모를 거치면 앱을 두 번 들어가야 해서 짜증난다"고 말했다.
IT 강국 삼성전자는 어디에?
아이러니한 것은 삼성전자가 세계 최고의 IT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런데 같은 삼성그룹 내에서도 "삼성전자와 삼성금융 계열사 간 협력 논의는 거의 없다"는 것이 업계의 전언이다.
대신 삼성금융은 외주업체에 의존하고 있다. 심지어 아시아나IDT 같은 한진그룹 계열사에까지 모니모 UX 개선을 맡겼다. 토스 같은 스타트업이 자체 기술력으로 혁신하는 동안, 삼성은 돈만 뿌리고 있는 셈이다.
숨은 의도 - '삼성은행'의 꿈?
일각에서는 모니모가 '삼성은행' 설립을 위한 전초기지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삼성금융은 KB국민은행과 손잡고 '파킹통장'을 준비 중이다. 금산분리 규제가 완화되면 즉시 인터넷은행으로 전환하려는 포석으로 보인다.
하지만 고객 없는 은행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이미 85%의 고객이 등을 돌린 상황에서, 모니모는 '앱테크'나 제공하는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삼성화재 보험금 지급 거부와 닮은꼴
이러한 삼성금융의 행태는 삼성화재의 보험금 지급 거부 문제와도 맥을 같이 한다. 금융감독원은 2023년 2월, 삼성화재가 153건의 보험금을 부당하게 삭감하거나 미지급한 사실을 적발하고 9억 6,500만원의 제재를 부과했다.
고객이 정당한 입원치료를 받고 보험금을 청구해도, 삼성화재는 온갖 이유를 들어 지급을 거부한다. 담당자를 바꾸고 17일간 연락도 없이 방치하는 것은 기본이다. 이것이 바로 '고객 중심'을 외치는 삼성금융의 민낯이다.
1,600억원의 기회비용
1,600억원이면 무엇을 할 수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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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적인 핀테크 스타트업 10개를 인수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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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AI 금융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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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 100만명에게 16만원씩 직접 혜택을 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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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금 지급 시스템을 완전히 개선할 수 있었다
하지만 삼성은 이 돈을 '모니모'라는 쓸모없는 앱에 태워버렸다. 그리고 이제 고객들에게 강제로 사용하라고 윽박지르고 있다.
대기업의 오만, 그 끝은?
모니모의 실패는 단순한 앱 하나의 실패가 아니다. 고객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기업의 논리만 앞세운 대기업 오만의 전형적 사례다.
"통합하면 좋아질 것이다" "우리가 만들면 최고일 것이다"
"고객은 따라올 것이다"
이런 착각이 1,600억원을 날려버렸다. 그리고 지금도 삼성금융은 깨닫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삼성카드 앱을 아예 없애고 모니모로 완전 통합하겠다고 나섰다.
토스가 1,997만 MAU를 달성하며 금융 혁신을 이끄는 동안, 삼성은 290만명의 '앱테크족'만 간신히 붙잡고 있다. 이것이 한국 최대 기업집단 삼성의 현주소다.
고객에게 묻는다
삼성금융은 이제라도 고객에게 물어야 한다.
"정말로 통합 앱을 원하십니까?" "어떤 서비스를 원하십니까?" "왜 모니모를 사용하지 않으십니까?"
하지만 그들은 묻지 않을 것이다. 대신 더 많은 돈을 쏟아부으며 "혁신"을 외칠 것이다. 그리고 보험금 지급은 계속 거부하면서, 고객이 지쳐 포기하기를 기다릴 것이다.
이것이 2024년 대한민국 삼성금융의 초상이다.
_______ 이 칼럼은 "삼성화재 보험금 지급 거부"로 고통 받고 있는, 한 소비자의 관점에서 작성되었습니다. 모든 수치와 인용은 공개된 언론 보도를 바탕으로 했습니다.